잡담/백내장이라는 시한 폭탄

Freewrite Traveler 사용 2주 후기 - 작가를 위한 글쓰기 디바이스 (할인 코드 포함)

원더드림 2023. 1. 26. 18:18

 

어찌어찌 1차 마감을 끝내고 돌아와서 쓰는 Freewrite 사용 후기!

(기존 글들은 존댓말로 썼었지만, 본 카테는 편의 상 반말체로 가겠습니다 _ _)

 

우선 지난 글에서 얘기했듯이 나는 최근 백내장 진단을 받았고,

눈의 피로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아래와 같이 다양한 방법을 간구하게 되었다.

 

 

(1) 자필로 쓰기 : 딱 1화 정도만 시도해 보았는데,

속도가 너무 느린 데다가 문단 나누기가 모니터에서 어떻게 보일 지 감이 안 와서 빠른 포기. (손도 아프다)

유료 연재 원고 경우, 엔터를 어디에서 치느냐가 가독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손 원고하고는 궁합이 잘 안 맞는 것 같다.  

 

(2) e-ink 모니터 이용하기 : 어떤 친절한 작가님이 비교적 저가인 중국 업체를 알려주셨다!

다만 이 정보를 접했을 때에는 이미 Freewrite를 주문한 후였고, 

이미 모니터 + 노트북으로 꽉찬 책상 위에 모니터를 하나 더 놓고 쓰자니 영 각이 안 나와서 보류 중...

퇴고 때문에 강제적으로 모니터를 많이, 오래 봐야 할 때쯤 구입하지 않을까 싶다.

가급적 중고 매물로 사려고 하는데, 이것 때문에라도 약간 시간이 필요하다.

찾아보니 최신 13인치 모니터 경우 중고 기준 60~70만원 대이고 신품은 100만원 이상.


(3) 타자기 : 진짜 구닥다리 방법이지만 진짜 이렇게라도 글을 계속 쓰고 싶어서 찾아보았다. (그리고 무리였다)

 

 

3번인 타자기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다 나온 것이 바로 요 Freewrite - Traveler 라는 제품이었다.

우선 웹사이트 상의 설명을 간단히 번역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Traveler는 브라우저, 이메일, 알람 등의 방해 혹은 유혹 없이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초고용 디바이스입니다.

초고 작성과 수정 절차를 분리함으로서, 글쓰기 흐름에 몰입하고 보다 많은 원고를 생산하세요.

수정해야 할 타이밍이 왔을 때에, 당신이 쓴 초고들은 무선으로 클라우드와 연동되어 원하는 소프트웨어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생산성을 높이고 글쓰기의 즐거움을 느끼세요! 

 

지금 초고를 쓰고, 수정은 나중에 하세요.

Traveler는 자사 제품 중 가장 들고 다니기 쉬운 산만함 방지 글쓰기 툴입니다.

 

  • E-ink 스크린 : 눈의 피로가 줄어요
  • Full-size 키보드 : 빠른 속도로 매끄럽게 타이핑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하단 설명)
  • 대용량 배터리 : 4주간 사용 가능 (매일 30분 사용 가정 시)
  • 최신 소프트웨어 : draft 관리자와 WASD 방향키 탑재
  • 높은 저장 용량 : 내장 메모리에 1백만 단어까지 입력 가능 (*영어 기준)
  • Wifi :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에버노트 클라우드에 자동으로 백업 저장
  • 유니버셜 키보드 : 30개 이상의 언어 지원
  • Warranty : 90일 간 결함에 대한 보상 지원
  • 가벼운 무게 : 0.73 kg
  • 들고 다니기 편함 : 노트북의 절반 크기

 


 

해당 회사 내에는 좀 더 고가의 제품들 (Traveler 기준 좌우)과 좀 더 저렴한 제품 (하단, 현재 펀딩 중)이 있으며

Traveler는 한화 환산 60만원 가량의 가격으로 중간 제품에 속한다.

 

 

약 2주 간 써보고 내가 느낀 장점은...

 

1. 들고 다니기 편함 : 웹사이트에서도 얘기하듯이 정말 들고 다니기 편하다.

 

 

A4 용지와 거의 비슷한 크기라 작은 가방에도 잘 들어가고 무게도 시중에 나오는 가장 가벼운 노트북인 그램보다 가볍다.

배터리가 매우 오래 가며 설령 배터리가 부족하더라도 C타입 충전기로 충전 가능!

덕분에 번거롭게 충전기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내구성도 상당히 단단해 보인다.

다만 혹시 몰라서 늘 전용 파우치에 넣어서 다니는 중이긴 하다. (E ink 스크린의 치명적인 단점이 약한 액정이라...) 

 

나처럼 겸업러라서 출퇴근 시 지하철에서 후다닥 작업해야 하거나, 점심 먹고 남는 시간에 회의실에 숨어서 작업해야 하거나...

이런 사람에게 꽤 괜찮은 크기와 무게인 것 같다.

 

2. 눈이 덜 피곤함 : 플라시보 효과일 수도 있기는 한데, 똑같이 1시간 썼을 때 모니터보다 훨씬 눈이 덜 불편하다는 기분이 든다.

화면이 작다는 점은 단점이지만.... E ink 모니터도 하나 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편안함이다.

 

3. 글에 훨씬 더 집중이 잘 됨 : 이게 정말 굉장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호평들도 거의 이 이유로 칭찬을 하고 있다.

 

 

아마 작가님들이라면 다들 공감할 고충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열었는데, 잠깐 유튜브 좀 볼까 하다가 3시간이 지나있다든가....

난 분명 자료를 조사하려고 했었는데 정신 차리니 다른 길로 샜다든가....

혹은 오늘은 초고를 더 쓸 차례인데, 앞 내용만 죽어라 수정하며 문장 깎이 노인할 때도 있다.

 

사람이 아무리 애를 쓰고 노력해도, 유혹을 이겨내는 일은 참 쉽지 않다.

차단 프로그램? 비행기 모드?

그거 몇 개 켜놓고 원고에 집중하기에는....

노트북이나 아이패드, 스마트폰이 너무나 많은 기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이미 퇴근 후, 주말에 책상 앞에 앉는 것부터가 의지력이 필요한 일인데

여기에다가 인터넷/다른 기능을 사용하지 말라는 억제를 하나 더 가해야 하니 인간의 인내심 상 한계가 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루이틀이면 모를까, 장편 한 작품 준비 하려면 몇개월이나 소모되는데 그만큼 오래 참기가 가능할까...? - 가능한 분이 있다면 정말 리스펙.)   

 

하다못해 무라카미 하루키도 원고가 잘 안 될 때 일부러 비행기를 탄다고 하니

(인터넷이 없으니까 다른 것을 못 해서 원고를 쓰게 된다고.)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주의 집중을 유지한다는 일은 쉽지 않은 듯하다..

 

이 기기는 정말로 글 쓰는 것 외에 아~무것도 못 하기 때문에 (심지어 지난 원고를 다시 살펴보는 것도 불편하다!)

켰다 하면 일단.... 뭐라도 휘갈겨서 초고를 쓰게 되어있다.

어제도 이 기기로 1시간 40분 동안 초고 9천자를 쓰고 왔는데,

집에 스마트폰을 두고 기기만 들고 나갔다면, 더 많이 쓸 수 있을 수도? 싶다.

 

글을 쓰기 위한 몰입 Flow의 첫 단추를 끼워준다는 점이 정말 큰 장점 같다.

(다만 이 디바이스를 이용하더라도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이나 놋북을 옆에 둘 경우 이런 장점이 상쇄되므로, 가급적 모두 멀리 떨어뜨려두자.)

 

4. (거의) 실시간 클라우드 연동 : 몇 번 실험해보니 Wifi가 연결되어 있는 동안 5~10초에 한번은 Freewrite의 클라우드 시스템인 Postbox에 저장해주는 것 같다. 설령 아니더라고 해도 키보드에서 send 버튼을 누르면 이메일로 원고가 날아온다. (워드 및 PDF 형태)

 

 

이 Postbox 사이트에 에버노트나 구글 드라이브를 연결해두면, Postbox에 저장한 초고가 그쪽으로 실시간 백업된다.

설령 Wifi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더라도, 자체 메모리에 저장이 되어서 원고를 날리거나 할 위험이 적다.

 

5. 자체 커뮤니티 : Freewrite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의 작은 커뮤니티가 존재 (하는 것 같다).

물론 다 외국인들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어떤 식으로 작업하고 있는지... 나중에 한번 구경해봐도 좋을 듯.

(특정 지표만큼 글자수를 달성하면 실물 뱃지도 준다.)

 

 

 

여기까지가 장점들이었고, 아래는 아쉬운 점들... 

 

1. 느린 타이핑 인식 속도 : 어느 정도 쓰다보니 이제 적응이 되기는 했는데, 한글 지원이 베타 서비스 단계에 있다보니 입력 시 스크린에 뜨는 속도가 영타에 비해 많이 느리다.

 

https://twitter.com/wonderdream02/status/1613760713306296320

 

트위터에서 즐기는 원더드림

“본문에 적었던 E-ink 기기가 딱 오늘 왔는데요. 가볍고 작은 사이즈에 실시간 저장이 된다는 점, 다른 방해 요소가 없는 점은 좋은데... 한글 지원이 아직 베타테스트인 단계라 (구매할 때는 그

twitter.com

 

인풋 후 아웃풋으로 이어지는 속도의 문제라기보다는, 프로그램이 영어를 기본으로 하여 설계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영어 경우 알파벳 하나하나가 일렬로 쭉 나열되지만, 한국어는 여러 개의 자모가 모여서 레고블럭처럼 하나의 글자로 완성되므로...) 

 

그래서 오탈자도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데, 이제 그냥 오탈자는 오탈자 대로 놔두고 휘갈기는 방식으로 적응해가고 있다.

어차피 초고용이고 나중에 노트북으로 수정할 것이니까....

 

 

장문의 피드백으로 한글 인풋 방식을 고쳐 달라고 했더니 위와 같은 답변이 돌아왔는데, 과연 언제쯤 적용이 되려나....

매크로 답변이 아니라는 사실에 한 줄기 희망을 갖고 대기 중이다. 

 

2. 불편한 UI : 초고 전용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방향키 사용이 꽤 불편하다.

심지어 일부 설정은 Postbox라는 사이트에서 회원 가입을 하고, 내 기기를 연동한 후 거기에서 바꿔줘야 가능하다. (특히 언어 추가!)

 

뭐 UI야... 애초에 목적이 초고 쓰기라는 단 하나를 위해 제작된 것이기에 그냥 넘어간다 쳐도....

위에도 썼듯이 한글은 아직 베타 테스트 단계이기 때문에, 한국어로 언어 설정한 후 따로 ` 를 눌러야 적용이 된다.

고로 한글로 뭔가를 썼다가 특정 부분을 영어로 썼다가 다시 한글로 써야 한다면?

 

 

New+shift+`를 눌러 한글로 설정하여 쓰다가, New+shift를 눌러 영어로 설정을 바꿔 필요한 단어를 쓴다음, 다시 New+shift를 눌러 한글로 설정한 후, `를 눌러야 한다는 사실.

 

굉장히 귀찮기 때문에, 내 경우 그냥 영어로 쓸 단어들 자리에 대충 한글로 써버리고 넘긴다.

(나중에 수정할 것이니까...2222)

 

3. 곧은 따옴표 : 이건 아이패드도 그렇지만, 곧은 따옴표가 기본이다. 

(이것도 그냥 나중에 다 같이 수정....33333)

 

4. 가격 : 본체 하나만 60여 만원인데 케이스가 7만원 정도 하고, 여기에 관세도 10% 정도 붙는다.

 

솔직히 좀 과한 가격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내 경우,

(1) 아이패드와 매직키보드를 사서 작업하다가 딴짓 너무 많이 하게 되어서 & 몇 번 잃어버릴 뻔해서 봉인해둠

(2) 통조림하겠답시고 호텔 가서 호캉스만 즐긴 적 있음

(3)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냐는 문의에) 워낙 Niche 타겟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라 단가가 높다고 함

-> 바로 납득 (아이패드나 노트북은 누구나 사겠지만, 이런 디바이스는 글쟁이 아니면 진짜 아무도 안 살 것 같음)

(4) 어쨌든 E-ink이고 한국어가 지원됨 (다른 디바이스들은 이런 경우가 드문 듯했다)

 

위 네 가지 이유로 그냥 사기로 했다...

(통조림할 돈 몇 번 모으면 된다고 정신 승리)

 

5. 가끔씩 기계가 멈추거나 로딩이 오래 걸리는 것 : 한 슬롯(총 3개의 슬롯에 초고를 저장할 수 있다)에 많은 양..

대략 유연 기준 3~4화 정도를 넣으면 버벅거리기 시작하여

좀 느려졌다 싶으면 new+new를 눌러서 비우고 쓰는 중. (이렇게 할 경우 기존에 쓰던 원고는 postbox 사이트에 자동 아카이빙됨) 

어지간한 freeze현상 경우, 전원 버튼을 눌러 리부팅하면 계속 쓰는 데에 문제 없지만 (파일을 날리거나 한 적은 없다) 가끔 살짝 짜증이...

 

 

 

아무튼, 나름 큰 돈을 주고 산만큼 뽕을 뽑을 수 있는 대로 뽑고자 하여 열심히 들고 다니고 활용하고 있다.

추천 프로그램에 등록하면 Referral 링크 OR 프로모션 코드로 주변인들에게 5% 할인도 받게 해줄 수 있대서 (난 이걸 모르고 그냥 쌩 돈 다 주고 샀다... 내 3만원....) 귀찮음을 무릅쓰고 추천 프로그램에도 등록 완료.

 

https://getfreewrite.com/?rstr=9971 

 

Freewrite: Distraction-Free Writing Tools

Freewrite is a dedicated drafting device for anyone who writes, without the distraction – or temptation – of browsers, apps, or notifications. Enter focused writing flow and develop more prolific sessions. Push your productivity forward and tap into wr

getfreewrite.com

 

위 링크로 들어가서 구입하거나, 체크 아웃할 때 WONDERDREAM23을 쿠폰 코드로 입력하면 할인이 적용된다.

(혹시 안 되면 말씀주세요!)

 

 

다시 정리하자면,

 

추천
오가며 여기저기에서 글을 써야 하거나
글 쓸 때 딴짓하는 버릇 때문에 고민인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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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어답터

 

비추천
가성비를 중시하시는 소비자
속도 느린 것 못 참는 분
AS 중시하시는 분
이미 노트북과 아이패드 등으로 성실하게 잘 작업 중이신 분 

 

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 국내에 후기가 많지 않은 제품인데,  높은 가격으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https://getfreewrite.com/products/alpha

 

Alpha [PRE-ORDER]

Alpha is a dedicated drafting device for anyone who writes without the distraction – or temptation – of browsers, email, or notifications. Get in writing flow and develop more prolific writing sessions by separating the drafting and editing processes.

getfreewrite.com

 

참, 동일 사이트에서 프리오더 중인 제품도 있는데 이쪽은 할인하여 30만원 대로보다 저렴(?)하다.  

로딩이나 부팅 없이 그냥 바로 쓰는 디바이스고 팜레스트가 있다는 것이 특징.

나머지 사양은 Traveler와 비슷... 한데

약간 더 무겁고 배터리 시간이 100시간으로 짧다!

E ink가 아닌 Anti-glare FSTN LCD 화면이고 텍스트가 2~6줄만 보인다.

키보드는 기계식 키보드 & 저소음이라고 하는데 타건감이 어떨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