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이야기

글을 쓰면서 도움(혹은 자극)이 되었던 책들 (21.12.12 ver.)

원더드림 2021. 12. 12. 20:07

 

트위터에 올려두었던 리스트인데, 블로그 형태로 정리하는 편이 아카이빙이나 책 구매 유도(!)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기존 리스트에서 가장 추천하고픈 책 엑기스들만 옮겨봅니다.

 

 

(1) 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 - 산경 

 

띠지의 문구는 좀 과장된 감이 있지만 (웹소설로 X억 번다는 과장 광고 그만보고 싶어요 😓)

그 문구에서 보이는 가벼움과 달리, 웹소설 작가로서 필요한 기본 마음가짐에 대해서 진지하고 꼼꼼하게 설명해주셔서 도움이 되었던 책입니다.

실제적으로 글을 쓰는 스킬이나, 작가로 데뷔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은 여성향보다는 남성향 장르(현판/무협)에 더 맞습니다만,

초보 웹소설 작가로서 급한 마음이 들 때 한 번쯤 읽어보심을 추천 드려요.

(자료 조사 방법에 대한 내용도 괜찮아요!)

 

(2) 영국 사교계 가이드 - 무라카미 리코

 

 

로판에 흔히 나오는 무도회라든가 귀족 사이 사교 활동에 대해 전반적으로 기술되어 있어 기초를 참고하기 좋습니다.

더불어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영국~ 시리즈 모두 서로판 집필 시 참고 자료로 좋은 편입니다. 일반적인 서로판을 쓰실 것이라면 중세 시리즈까지 살 필요는 없으니 영국 시리즈만 사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3)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 이강룡

 

 

제목은 '번역자를 위한'이지만 글을 쓰는 분들이 두루 접하기 좋습니다.

얇은 분량 내에 한국인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를 세심하게 지적해주고 계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틀린 문법이나 단어만 지적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쓰는 표현이 어떤 부분에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지도 알려주셔서 좋았어요!

저처럼 해외 소설을 많이 접한 분들, 특히 추천합니다.

 

(4) 아티스트 웨이 - 줄리아 카메론

 

 

글을 처음 써보는 지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거나, 글을 놓은 지 좀 되어 감을 되찾고 싶다거나, 글에 흥미나 자신감을 잃어버린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그냥 읽기만 해도 좋고, 책에서 내주는 과제를 따라하면 더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모닝 페이지는 굳이 3 페이지 다 안 채워도 되는 것 같아요.

 

(5)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사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그리 좋아하지 않은 편인데, 에세이류는 저랑 잘 맞아서 모으곤 하는 편입니다. 

작가로서의 어떤 식으로 살면 좋을 지, 글쓰기에 대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을 지 등등.

이것 역시 (1)번처럼 글쓰기에 대한 마인드를 주로 다루고 있어요.

또한, 운동을 꼭 해야겠다는 뽐뿌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워낙 유명한 마라톤 중독이라...)

 

(6) 두 번째 명함 - 크리스 길아보

 

 

요새 직장인들 사이에서 부업이 유행한다지요?

이 책 역시 부업 혹은 이직에 대한 책입니다.

사실 글쓰기랑은 좀 거리가 멀고 ^^; 전업을 할 것이냐 겸업을 할 것이냐 고민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전업 뽐뿌를 확실히 잡아줍니다....)

 

(7) 마사토끼의 만화 스토리 매뉴얼 - 마사토끼

 

 

<킬더킹>, <커피우유신화>로 유명한 마사토끼님의 스토리 창작 관련 책입니다.

포스타입에서 연재하던 만화를 묶어 내신 책인데,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보고 싶다 하신 분은 포스타입 연재분을 구입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천재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 지략캐를 써보고 싶은데, 지략이 부족해서 고민이다 하는 저 같은 작가님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 외에도 다음 화를 보고싶게 하는 법, 악플에서 벗어나는 열 가지 방법 등 꼭 웹소설 작가님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내용이 많습니다.

 

PS. 이 자리를 빌어 수줍게 고백해봅니다. 작가님 조.. 조... 좋.................. 킬더킹 휴재 언제 끝나나요?

 

(8) 매혹적인 스토리 텔링의 탄생 - 김태원

 

세이브더캣, Create Now 등 해외에서 나온 여러 글쓰기 이론서를 보았을 때 '다 좋은데 한국 특유의 입맛이 없어서 아쉬운걸?' 하고 느꼈었는데... 이 책이 딱, 한국의 문화컨텐츠 소비자들은 어떤 요소에 열광하느냐를 잘 정리하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물론 드라마나 영화 관람객을 산정하고 있기에 웹소설 독자와 백 퍼센트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인사이트 얻을 곳이 많습니다.

제 첫 작품 역시 여기에서 제안하는 플롯 표를 활용하여 구성하였습니다.

 

(9) 바쿠만 - 오바 츠구미

 

 

일본 연재 만화 시장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실제로 겪어본 것은 아니니까 판단하기 어렵지만, '인기도'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웹소설 시장에도 여러 시사점을 줬던 만화입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작품에 대해 고민하고 몰입하는 주인공 두 사람이 멋지다고 감탄하며 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마감하기 싫어서 도망다니는 모 캐릭터에 더 감정 이입해버렸지만 ㅠㅠ)

 

(10) 셜리 / 엠마 - 모리 카오루

 

 

근대 영국을 사랑하는 모리 카오루의 만화라 고증에 매우 충실합니다.

다만 셜리의 경우 메이드 셜리, 엠마의 경우 메이드 엠마와 젠트리인 윌리엄이 중심 인물이라 서로판에서 주로 다루는 왕족이나 귀족은 덜 커버하는 편이라고 느꼈습니다.

위 '영국~'시리즈의 무라카미 리코가 같이 검수한 엠마 빅토리안 가이드,에도 19세기의 생활상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는 편이고 모리 카오루 습유집에도 모리 카오루가 참고한 실생활이 나옵니다.

다만 글이 많지는 않고 그림(삽화)가 대다수예요! 대략적인 감을 잡는 데에 쓰시면 좋을 듯합니다.

 

알고보니 만화 엠마가 소설로도 잠깐 나왔었다는데... 이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서 아쉽습니다 ㅜㅜ 엉엉... 

 

(11) 중쇄를 찍자 - 마츠다 나오코

 

 

유명 일본드라마의 원작인 만화로 이것 역시 바쿠만처럼 만화 잡지사가 메인입니다.

만화가와 편집자, 디자이너를 비롯한 출판업이 메인으로 등장하는데, 마감과 매출에 대한 모든 일이 매우 잘 풀리는 먼치킨(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적인 요소는 있지만 즐겁게 보았습니다.

바쿠만에 비해 편집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를 좀 더 중점적으로 다루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출판 시장이 이렇게 활발한 부분이 부러웠어요..)

 

(12) 80세 마리코 - 오자와 유키

 

미리 경고합니다. 이 책의 도입부는 좀 무섭습니다.

평생 작가로서 꾸준히 에세이를 써온 마리코가 어느새 트렌드를 못 따라간다는 얘기를 듣고 연재하던 잡지사에서도 짤리고 집에서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무서운 노년 리얼리티... (물론 뒤로 갈수록 밝아집니다만 ㅠㅠ)

글 쓰는 일을 앞으로 몇 년이나 더 할 수 있을까?

만약 글을 계속 쓰다가, 어느 날부터 내 글이 안 팔린다면? 올드하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등등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노후 대비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1권입니다.

정말... 제가 80세가 되면 웹소설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아니, 글이라는 것을 읽는 사람이 있을까요?

 

(13) 위국일기 - 야마시타 토모코

 

 

글에 대한 만화라기 보다는 작가가 주인공인 만화라서 살짝 고민하다가 넣었습니다.

넣은 이유는...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가 정말... 저에게 많은 공감을 일으켰거든요.

(SQ가 떨어지고, 몰입하면 주변 환경을 잘 챙기지 못하고, 감정 표현에 서투르고 등등.)

창작을 하는 사람들 중에 저와 비슷한 성격의 분들(궁예를 좀 하자면 INFX형들)이라면 아마 몰입하며 읽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